눈 오는 밤, 현관 앞에 남겨진 체온

그날 밤, 눈은 소리 없이 내리고 있었다.
눈이 내릴수록 세상은 이상하리만큼 조용해졌다.
엘리베이터가 멈추는 소리도, 옆집에서 새어 나오는 TV 소리도 모두 눈 속에 묻혀버린 듯했다.
현관 앞에는 작은 강아지 한 마리가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문 앞 매트 위, 가장 차가운 곳.
하지만 그 자리는 강아지가 스스로 고른 자리였다.
문이 열릴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이 강아지는 기다리는 법을 알고 있었다.
언제쯤 열릴지, 얼마나 더 있어야 하는지 정확히 알지는 못했지만
“열릴 것이다”라는 사실만은 의심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그걸 믿음이라고 부르지만,
강아지는 그저 기억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항상 열렸으니까.
언젠가는 반드시.
보호자는 그날 늦었다.
겨울에는 늘 그렇다.
해는 일찍 지고, 하루는 길어진다.
손끝은 얼어붙고, 마음은 더 늦게 집에 도착한다.
문을 열었을 때,
강아지는 놀라지 않았다.
짖지도 않았다.
그저 천천히 고개를 들었고,
기다렸다는 듯 꼬리를 바닥에 살짝 두드렸다.
“왜 거기 있었어?”
사람은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대답을 기대하지는 않았다.
강아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만 몸을 일으켜, 보호자의 발에 조심스럽게 몸을 붙였다.
그 순간,
사람은 알았다.
아, 이 아이는 내가 올 때까지 움직이지 않았구나.
강아지의 몸은 차가웠다.
바닥의 냉기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런데도 강아지는 몸을 떼지 않았다.
마치 이렇게 말하는 것처럼.
“괜찮아요. 지금은 괜찮아요.”
집 안에 불이 켜졌다.
난방이 돌아가기 시작했고,
찬 공기는 조금씩 밀려났다.
강아지는 소파도, 방도 가지 않았다.
현관 근처에 그대로 누웠다.
마치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는 증거처럼.
보호자는 외투를 벗고, 잠시 그 옆에 앉았다.
말없이 손을 뻗어 등을 쓰다듬었다.
그날,
두 존재는 많은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하지만 서로는 분명히 알고 있었다.
- 이 하루가 힘들었다는 것
- 오늘도 무사히 돌아왔다는 것
- 그리고, 함께 있다는 것

강아지는 사람을 위로하지 않았다.
해결해 주지도 않았다.
아무 조언도 하지 않았다.
그저 떠나지 않았을 뿐이다.
그 겨울은 유난히 추웠다.
그래서,
현관 앞에 남아 있던 그 체온은 오래 기억에 남았다.
🌙 맺음말 (여운의 문장)
강아지는 아무것도 바꾸지 않았다.
다만, 사람이 돌아올 때까지 그 자리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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