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 29

<강아지 견종 A to Z> 28편: 오세아니아 토종견 – 대자연이 길러낸 생존 본능

태평양의 끝, 개들의 진화가 남긴 흔적오세아니아는 호주, 뉴질랜드, 뉴기니, 그리고 남태평양의 여러 섬으로 이루어진 지역입니다. 이곳의 토종견들은 다른 대륙과 달리 인간 문명보다 자연환경과 생존 본능에 의해 진화한 개체들이 많습니다.특히, 외부 문명과의 접촉이 늦었던 탓에 독립적인 생태계를 유지해 왔으며, 야생성과 순수성을 동시에 간직한 ‘자연종(自然種)’으로 평가받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호주의 딩고(Dingo)와 뉴기니 싱잉도그(New Guinea Singing Dog)입니다. 이 두 견종은 단순한 반려견이 아니라, 인류학·생태학·진화학 연구의 중요한 열쇠로 여겨집니다. 호주 딩고(Dingo) – 원초적 야성의 생존자호주의 붉은 사막을 누비는 딩고는 약 3,500~5,000년 전 아시아에서 이주해온..

견종백과 2025.10.31

명견(名犬)에 얽힌 스토리텔링: 수단 누비안 사막견 – 떠나지 않는 용기, 이동하는 삶을 지킨 그림자

떠나지 않는 용기, 이동하는 삶을 지킨 그림자 나일강 상류, 수단 북부의 모래바람이 일어나는 사막 지대는 낮과 밤이 전혀 다른 얼굴을 가진 땅입니다. 태양이 있을 때는 뜨겁고 황량하지만, 해가 지고 달이 뜨면 깊고 끝없는 고요가 내려옵니다.이곳에서 사람들은 늘 이동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강이 범람하면 더 높은 지역으로, 풀과 물이 줄어들면 더 먼 강가로. 정착이 아닌 “옮겨가는 삶”이 일상이었습니다. 그 여정의 끝마다, 언제나 함께 머무르던 존재가 있었습니다. 그가 바로 수단의 누비안 사막견입니다. 이 개는 사람을 소유하지 않았고, 사람도 이 개를 소유하지 않았습니다. 사막의 바람 속에서 시작된 동행이 개는 사람을 소유하지 않았고, 사람도 이 개를 소유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그 무리의 곁”..

일반정보 2025.10.27

명견(名犬)에 얽힌 스토리텔링: 이집트 파리아 도그 – 나일강이 처음 품은 반려의 기억

나일강이 처음 품은 반려의 기억:물이 흐르는 곳에 마음이 머무르고, 마음이 머무른 자리에 개가 있었다 나일강의 새벽은 고요합니다. 먼 동쪽에서 떠오르는 햇빛이 강 표면을 황금빛으로 비추면, 강변의 마을은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하늘과 물의 숨결을 받습니다. 바람은 모래 위를 천천히 스치고, 멀리서 깨어난 새들이 한두 마리씩 하늘을 가릅니다. 이곳 사람들에게 하루란 언제나 ‘흐름’ 으로 시작했습니다.어제도 흘렀고, 오늘도 흐르고, 내일도 흘러갈 강처럼 삶은 자연의 호흡 안에서 이어졌습니다. 그 고요한 새벽 풍경 속, 강가를 따라 조용히 걷는 그림자 하나가 있었습니다.사람처럼 보이지만, 다리가 넷입니다.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면, 그 실루엣이 이집트 파리아 도그, 즉 고대 이집트인들이 “테셈(Tesem)..

일반정보 2025.10.27

〈강아지 견종 A to Z〉 27편: 이집트·수단의 토종견 – 기록으로 남은 ‘가장 오래된 동행’

“개와 인간의 동행이 처음으로 역사에 새겨진 땅”나일강이 흐르는 이집트와 수단의 황톳빛 대지는, 인간과 개가 ‘함께 산다’는 개념이 처음으로 기록된 땅입니다. 이곳의 토종견들은 단순히 사냥이나 경비를 수행한 존재가 아니라, 인간 사회의 일부로 가장 먼저 편입된 동행자였습니다. 고대 이집트 벽화에는 사람들이 개와 함께 사냥하는 장면뿐 아니라 방 안에서 함께 거주하고, 주인의 침상 아래서 쉬는 모습까지 표현되어 있습니다. 수천 년 전부터 이미 개는 ‘도구’가 아니라, 인간 곁에 자리를 부여받은 생명이었습니다. 문자도 없고 기록도 없던 시대, 개는 그저 자연 속을 떠돌았지만, 이집트 문명에 이르러서는 사람의 삶 속 한 주체로 등장합니다. 개가 인간 곁을 떠나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 인간이 개와 함께 살기로 선..

견종백과 2025.10.23

명견(名犬)에 얽힌 스토리텔링: 가나 사바나 도그 – 떠나지 않는 위로

상실 이후에 남은 빈자리가나 북부의 사바나 지대는 계절마다 표정이 달라집니다. 우기가 끝난 직후에는 풀잎이 바람에 파도처럼 흔들리고, 건기가 닥치면 대지는 다시 황금빛 모래처럼 말라갑니다.이곳의 사람들은 자연의 변화에 익숙했지만, 마음의 상실만큼은 결코 쉽게 익숙해지지 않았습니다. 한 소년이 있었습니다. 그는 어머니를 잃었습니다. 병원까지의 거리는 너무 멀었고, 비바람이 몰아치던 날, 가족은 그 작은 움막 안에서 그녀의 마지막 숨결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장례가 끝난 뒤에도 소년은 어느 누구에게도 울음을 터뜨리지 않았습니다. 그는 마을의 우물가 근처에 앉아 해가 질 때까지 부서지는 빛을 바라보곤 했습니다.동네 어른들이 다가와 등을 토닥여주어도, 아이들은 함께 놀자고 손을 잡아도, 소년의 눈빛은 늘 ..

일반정보 2025.10.21

명견(名犬)에 얽힌 스토리텔링: 세네갈 파리아 도그 – 마을이 기르는 개, 자유로 태어난 수호자

주인 없는 땅을 지키는 개사헬 지대의 해가 지고, 별빛이 마을 지붕 위로 떨어질 즈음, 마을의 개들은 제 자리로 돌아옵니다. 어떤 개는 움막 옆에, 어떤 개는 마을 입구에, 또 어떤 개는 우물가 돌그늘에 몸을 말고 눕습니다. 이 개들은 누구의 소유도 아닙니다. 누군가 사 온 것도 아니고, 훈련받은 적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마을의 경계는 이들이 지킵니다.사람들이 자고 있는 동안, 그들은 그림자처럼 마을을 한 바퀴 돌고, 바람의 냄새와 발자국의 방향을 읽습니다. 이들은 세네갈 파리아 도그, 사람 곁에 있으나 사람의 소유가 아닌, ‘공동체와 함께 존재하는 개’입니다. “누구의 개도 아니지만, 모두의 개”서부 아프리카 전통 사회에서 개는 특정 개인의 재산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소유되는 존재가 아니라 ..

일반정보 2025.10.21

명견(名犬)에 얽힌 스토리텔링: 서아프리카 바산지 – 숲의 침묵 속에서 노래하던 개

소리가 사라진 숲, 그리고 노래하는 개서부 아프리카 숲의 아침은 조용합니다. 새의 울음이 들리고 바람이 나뭇잎을 스치는 소리가 들리지만,이곳에서는 개의 짖음이 거의 들리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이 땅의 개들이 말 대신 ‘노래하는’ 개들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이 개를 오래전부터 “정글의 목소리”라고 불렀습니다.그들은 짖지 않지만, 자신만의 울음으로 세상과 이야기했습니다.어떤 날은 낮은 하울링처럼, 어떤 날은 짧은 멜로디처럼 — 그 소리는 마치 숲 속에 숨어 사는 영혼의 언어와도 같았습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 바산지(Basenji)는 짖지 않는 이유 때문에 유명해졌지만, 사실 그보다 더 깊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숲이 낳은 사냥꾼’이었습니다. 사냥꾼이 아니라 ‘동행자’였던 개아득한 옛날, 콩고강 일대..

일반정보 2025.10.21

〈강아지 견종 A to Z〉 26편: 서아프리카의 토종견 – 사막과 숲 사이의 생존 본능

태양과 먼지의 대륙, 그리고 ‘본능으로 사는 개들’서부 아프리카는 인간과 자연의 경계가 불분명한 땅입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사하라의 남단, 세네갈 강변의 사바나, 그리고 밀림이 시작되는 나이지리아의 남부 해안까지 — 이 지역의 토종견들은 수천 년 동안 인간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생존해온 견종들입니다.이들은 가축을 돌보거나, 마을을 지키거나, 때로는 가족처럼 함께 사는 존재이지만, 훈련도, 교배도, 품종 관리도 없이 자연 그 자체의 선택으로 살아남은 야생의 후예입니다. 서부 아프리카의 토종견들은 “강인함”보다 “적응력”으로 유명합니다. 낮에는 45도를 넘는 더위 속에서도, 밤에는 모래바람과 열대우림의 습기를 견디며, 사람 곁을 지켜온 그들의 모습은 “생존이 곧 본능”이라는 진리를 보여줍니다. 이번 편에서는..

견종백과 2025.10.17

명견(名犬)에 얽힌 스토리텔링: 남아프리카의 토종견 콰아니(Qwaani) – 사막의 사냥꾼, 별빛 아래를 달리다

콰아니(Qwaani) – 사막의 사냥꾼, 별빛 아래를 달리다 칼라하리 사막의 밤은 고요하지만, 별빛은 세상의 모든 길을 비춥니다. 그 빛 아래를 따라 한 마리의 개가 움직입니다.모래 위를 가볍게 달리며, 바람의 냄새를 맡습니다.그의 이름은 콰아니(Qwaani). 사람들은 그를 “별빛을 따르는 사냥꾼”이라 부릅니다. 척박한 땅의 생존자보츠와나와 나미비아의 사막지대에서 콰아니는 오랜 세월 동안 사람과 함께 살아왔습니다. 낮에는 불볕더위를 피하고, 밤이면 사냥을 돕습니다.그는 거친 환경 속에서 스스로 먹이를 찾고, 사람이 힘들 땐 물길을 인도했습니다. 콰아니는 자연이 선택한 생존자였습니다.체구는 작지만 근육질이며, 움직임은 가볍고 빠릅니다. 그의 귀는 사막의 바람 소리 하나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그 덕분에 사..

일반정보 2025.10.15

명견(名犬)에 얽힌 스토리텔링: 남아프리카의 토종견 아프리칸이스 – 사람 곁에 남은 자연의 친구

아프리칸이스 – 사람 곁에 남은 자연의 친구 남부 아프리카의 붉은 대지는 해질 무렵이면 금빛으로 물듭니다. 농부의 아이들이 마당을 뛰놀고, 어머니는 불가 근처에서 저녁을 준비합니다. 그 곁에는 언제나 한 마리의 개가 있습니다.그는 이름이 없어도 모두가 그를 부릅니다.“우리 집 개야.”그 개가 바로 아프리칸이스(Africanis)입니다.그는 문명 이전부터 인간과 함께 살아온, 자연이 만든 개이자 사람의 첫 친구입니다. 고대의 기억 속에서 태어난 개아프리칸이스의 조상은 약 7천 년 전, 이집트에서 남하한 유목민들과 함께 아프리카 대륙을 건너온 개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주인이 아니라 동행자였습니다.인간이 사냥할 때 곁을 지켰고, 밤에는 불가 옆에 앉아 바람의 냄새를 맡았습니다. 사람은 그에게 명령하지 않았습니다..

일반정보 2025.10.15